한국금융경제신문=심영범 기자 |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이 물러설수 없는 갑진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스페셜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등으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2조4263억원, 영업이익 8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38.9% 각각 감소한 수치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화학 소재 기업인 버든트를 3300억원에 인수를 발표했다. 내년 창사 100주년을 앞두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및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버든트는 유니레버와 로레알 등 1000여 개 글로벌 기업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임직원은 300여 명, 연매출은 3000억원 규모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선진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 제품은 샴푸, 섬유유연제 등 ‘퍼스널 케어’용 양쪽성 계면활성제와 오일·가스 등 산업용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다.
삼양그룹은 2017년 한국 KCI를 인수해 샴푸 소재 등 퍼스널 케어 스페셜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버든트를 인수하며 관련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양그룹은 버든트가 KCI 사업군과 겹치지 않으면서 상호 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양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경영총괄사무 겸 휴비스 사장이 그룹 전략총괄 사장으로 발탁됐다.
김건호 신임 사장의 직책은 전략총괄로 그룹 성장 전략과 재무를 책임 맡게됐다. 1983년생인 김건호 사장은 2014년 삼양사 입사 후 해외팀장, 글로벌성장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 성장PU(퍼포먼스 유닛)장, 경영총괄사무 및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사장) 등을 거쳤다.
조직개편은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내 전략총괄과 재경기획PU를 신설, 그룹 전체 경영 전략과 재무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ESG경영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CSR총괄도 신설했다. 식품그룹에서는 북미 지역에서의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해 식품BU(비즈니스 유닛) 직속의 북미사업팀을 신설했다.
◆ 삼양사의 상쾌환 역량 강화
삼양그룹 식품 계열사인 삼양사는 지난해 12월 ‘상쾌환 스틱’ 신제품 샤인머스캣, 복숭아맛을 출시했다. 이로써 상쾌환 스틱은 지난 2019년과 2021년 각각 선보인 망고, 사과맛과 함께 4가지 맛 라인업을 갖췄다.
상쾌환 스틱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양사에 따르면 전체 숙취해소제 라인업에서 상쾌한 스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출시 첫해 1% 수준에서 2022년 35%까지 늘었다.
상쾌환은 2013년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품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2019년 휴대가 간편하고 물 없이 섭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스틱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2월에는 음료형 ‘상쾌환 부스터’까지 출시하면서 3가지 형태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여기에 삼양사는 ‘넥스위트(Nexweet)’라는 브랜드로 알룰로스의 해외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 3월 미국 FDA로부터 식품안전성 최상위 등급인 ‘안전원료인증(GRAS)’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설탕의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한 ‘상쾌환 부스터 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화학은 친환경 바이오는 글로벌
화학사업의 경우 폴리카보네이트를 중심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주력하던 화학사업은 친환경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양은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한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CR PC) 원료가 90% 이상 함유된 친환경 폴리카보네이트(P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폐어망 리사이클 소셜 벤처기업 넷스파와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펠릿'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투명 난연 폴리카보네이트(PC, Polycarbonate)를 대상으로 진행한 과불화화합물(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검출 검사에서 인체에 유해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바 있다.
화학계열사인 삼양이노켐은 옥수수를 이용한 화이트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을 준공했으며, 삼양패키징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2만1000톤(t) 규모의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 설비를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은 혁신 신약 R&D,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신규 사업 진출 등을 추진 중이다. 삼양홀딩스는 전 세계 생분해성 봉합사 시장에서 원사 부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는 헝가리 괴될뢰 산업단지에 연산 최대 10만km 규모의 원사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준공한 공장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30km 떨어진 괴될뢰 산업단지 안에 있다. 3만6000㎡ 부지에 약 28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6700㎡ 규모로 건립됐다. 설비가 다 갖춰지는 2025년 기준 연간 최대 10만km의 봉합사 원사를 생산할 수 있다. 삼양홀딩스는 시장상황에 맞춰 투자를 늘려 연간 20만km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CDMO(의약품 위탁생산·개발)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선진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기준에 부합하는 항암주사제 공장을 증설 중이다. 증설 후에는 일본과 유럽에서 GMP 승인을 획득할 계획이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캐시플로우 경영 강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는 올해도 꾸준히 가져가야 할 3대 핵심 경영방침”이라며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기업미션과 경영철학 등 퍼포스 체계가 완성되면 임직원 모두가 내재화해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출처 : 한국금융경제신문(https://www.k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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